뇌전증과 간질은 비슷한 증상을 가진 뇌의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엄밀히 말하면 다른 의학적 개념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뇌전증과 간질의 정의, 원인, 종류, 증상, 진단, 치료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뇌전증이란?
뇌전증은 뇌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켜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함으로써 나타나는 의식 소실, 발작, 행동 변화 등과 같은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이 만성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을 의미합니다.
대뇌에서는 서로 연결된 신경세포들이 미세한 전기적인 신호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이러한 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잘못 방출되면 발작이 나타납니다.
뇌전증 자체가 잘못된 용어는 아니지만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간질이라는 용어가 주는 사회적 낙인이 심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뇌전증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합니다.
뇌전증의 발병률과 유병률은 후진국에서 선진국보다 2~3배 높으며, 생후 1년 이내에 가장 높았다가 급격히 낮아지고 청소년기와 장년기에 걸쳐 낮은 발생률을 유지하다가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U자형의 형태를 보이게 됩니다.
간질이란?
간질은 뇌전증의 일종으로, 단일한 뇌전증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 인자, 즉 전해질 불균형, 산-염기 이상, 요독증, 알코올 금단현상, 심한 수면박탈상태 등 발작을 초래할 수 있는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발생하여 만성화된 질환군을 의미합니다.
뇌전증 발작이 1회만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뇌 영상검사 (뇌 MRI 등)에서 뇌전증을 일으킬 수 있는 병리적 변화가 존재하면 뇌전증으로 분류하게 됩니다.
한 번의 신경 세포 과흥분을 의미하는 뇌전증 발작 (seizure)과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전증을 구분하는 이유는 뇌전증은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뚜렷한 원인 인자에 의해 유발된 단일한 뇌전증 발작은 치료를 하지 않습니다.
뇌전증과 간질의 차이
뇌전증 | 간질 |
뇌 신경세포의 이상 흥분으로 인한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 |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 |
발작의 원인이 명확하거나, 한 번만 발생한 경우 | 발작의 원인이 불명확하거나, 두 번 이상 발생한 경우 |
치료의 필요성이 없거나, 원인을 제거하는 것으로 치료 가능 |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 |
뇌전증과 간질의 원인
뇌전증과 간질의 원인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뇌전증은 이러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상태이므로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역학 연구에서는 환자의 1/3 이상이 뇌에 생긴 병리적 변화나 뇌손상의 과거 병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고, 주요한 원인으로는 뇌졸중, 선천기형, 두부외상, 뇌염, 뇌종양, 퇴행성뇌병증, 유전, 미숙아, 분만 전후의 손상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연령 | 뇌전증과 간질의 발생 원인 |
생후 1~6개월 | 분만손상, 뇌의 발달이상, 선천성 기형, 중추신경계 급성감염 |
6개월~2세 | 급성 열성경련, 중추신경계의 급성감염, 분만손상, 뇌의 발달이상 |
2~6세 | 중추신경계의 급성감염, 분만손상, 뇌의 발달이상, 특발성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은 경우), 뇌종양 |
6~16세 | 특발성, 뇌종양, 중추신경계의 급성감염, 분만손상, 뇌의 발달이상 |
성인 | 외상, 두개강 내 감염, 종양, 뇌혈관질환 |
노년기 | 뇌졸중, 뇌 외상, 종양, 퇴행성 질환 |
뇌전증과 간질의 종류
뇌전증과 간질의 종류 | 발작이 시작되는 부위 | 의식의 유무 | 주요 증상 |
국소발작 (focal seizure) | 뇌의 일부분 | 의식이 있거나 없거나 | 근육 경직, 감각 이상, 자동운동, 정서 변화 등 |
전신발작 (generalized seizure) |
뇌 전체 | 의식이 없음 | 경직-간질발작, 무발작, 무자각발작, 무운동발작 등 |
불명확한 발작 (unknown onset seizure) |
발작이 시작되는 부위가 알려지지 않음 | 의식이 있거나 없거나 | 발작의 유형과 증상이 명확하지 않음 |
뇌전증과 간질의 증상
뇌전증과 간질의 증상은 발작의 유형과 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발작의 유형 | 증상 |
의식있는 국소발작 | 근육 경직, 감각 이상, 자동운동, 정서 변화 등 |
의식없는 국소발작 | 의식 소실, 근육 경직, 감각 이상, 자동운동, 정서 변화 등 |
경직-간질발작 | 의식 소실, 몸의 긴장과 경직, 몸의 떨림과 경련, 침 삼키지 못함, 혀 깨물기, 오줌 싸기, 대변 보기, 입 거품, 피부 파랗기, 호흡 멈춤, 심장박동 빠름, 혈압 상승, 체온 상승 등 |
무발작 | 의식 소실, 눈 깜빡거림, 눈 돌림, 입 움직임, 손 흔들기 등 |
무자각발작 | 몸의 일부분이나 전체의 떨림, 물건 떨어뜨리기, 넘어지기, 몸 움찔하기 등 |
무운동발작 | 근육 이완, 머리 떨구기, 어깨 처지기, 쓰러지기 등 |
뇌전증과 간질의 진단
뇌전증과 간질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 발작의 유형, 뇌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행됩니다.
- 증상과 발작의 유형 파악: 환자나 목격자의 진술을 통해 발작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증상이 나타났고, 얼마나 지속되었고, 어떻게 끝났는지 등을 파악합니다. 또한, 발작이 발생하기 전에 어떤 상황이나 자극이 있었는지, 발작이 발생한 후에 어떤 후유증이 있었는지,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는지 등을 파악합니다. 이를 통해 발작의 유형과 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뇌의 상태 검사: 뇌의 구조적이나 기능적인 이상을 찾기 위해 뇌의 영상검사 (뇌 MRI, 뇌 CT 등)나 뇌파검사 (EEG)를 시행합니다. 뇌의 영상검사는 뇌종양, 뇌졸중, 뇌염, 뇌손상, 뇌의 발달이상 등의 병변을 찾을 수 있습니다. 뇌파검사는 뇌의 전기적인 활동을 측정하여 뇌전증의 특징적인 파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뇌파검사는 발작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상파를 보일 수 있으며, 발작이 있는 상태에서는 발작의 유형과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 기타 검사: 발작의 원인이나 합병증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 척수액검사, 유전검사, 대사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는 혈당, 전해질, 간기능, 신장기능, 감염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척수액검사는 뇌수막염, 뇌염, 뇌수종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전검사는 유전적인 뇌전증이나 간질의 유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사검사는 희귀한 대사성 질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뇌전증과 간질의 치료
뇌전증과 간질의 치료는 발작을 예방하고, 발작이 발생했을 때 증상을 완화하고, 발작의 합병증을 방지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약물 치료: 발작을 억제하고, 뇌의 전기적인 활동을 조절하는 뇌전증약을 복용합니다. 뇌전증약은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환자의 발작의 유형, 빈도, 강도, 나이, 체중, 기타 질환, 임신 여부 등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하고, 부작용을 관리합니다. 뇌전증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만 변경하거나 중단할 수 있습니다.
- 수술 치료: 약물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발작의 원인이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 경우, 수술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수술 치료는 발작의 원인이 되는 뇌의 병변을 제거하거나, 발작이 전파되는 경로를 차단하거나,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거나, 신경계의 활동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수술 치료는 발작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수술 치료는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수술 전에 충분한 검사와 상담을 거쳐야 합니다.
- 기타 치료: 약물 치료나 수술 치료 외에도, 발작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타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기타 치료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식이 치료: 특정한 식이 요법을 통해 뇌의 전기적인 활동을 조절하고, 발작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식이 치료에는 케토제닉 다이어트, 변형된 아킨스 다이어트, 저당 다이어트 등이 있습니다. 식이 치료는 의사나 영양사의 지도하에 실시해야 하며, 부작용이나 영양불균형에 주의해야 합니다.
- 바이오피드백 치료: 환자가 자신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하고, 뇌파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치료입니다.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환자가 자신의 뇌의 상태를 인식하고, 발작을 예방하거나 완화하는 능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 신경조절 치료: 뇌나 척수에 전기적인 자극을 가하여 뇌의 전기적인 활동을 조절하고, 발작을 억제하는 치료입니다. 신경조절 치료에는 뇌심박조절기 (VNS), 깊은뇌자극기 (DBS), 반응형 뇌신경조절기 (RNS) 등이 있습니다. 신경조절 치료는 약물 치료와 병행하여 시행할 수 있으며, 수술적으로 장치를 삽입해야 합니다.
마치며
이번 포스팅에서는 뇌전증과 간질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뇌전증과 간질은 비슷한 증상을 가진 뇌의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엄밀히 말하면 다른 의학적 개념입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이상 흥분으로 인한 뇌 기능의 일시적 마비 증상이고, 간질은 뇌전증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뇌 질환입니다. 뇌전증과 간질의 차이는 발작의 원인, 빈도, 유형, 증상, 진단, 치료 등에 있습니다.
뇌전증과 간질은 심각한 뇌의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뇌전증과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 의사와 상담하고, 꾸준히 약물 치료를 복용하고, 발작을 예방하고, 발작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뇌전증과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사회적인 지지와 이해가 필요합니다. 뇌전증과 간질은 낙인이나 편견이 아니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